길 위의 학교

이 노래에 푹 빠져있어요!

M.미카엘라 2007. 9. 15. 22:50

지난 주 대구로 집안 결혼식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염불보다 젯밥에 관심이 더 많다고

우리가 또 그 먼 길을 떠나면서 결혼식만 보고 올 수 있나.

이쪽 중부권 가족 대표로 언니랑 나, 그리고 솜손이 길을 떠났는데

아침 일곱 시에 떠나 2시 결혼식 이전에 한 군데 들렀다.

왜관의 가실성당이다.

 

 

 

 

 

 

 

가실성당은 1923년에 지어진(우리나라에서 11번째 성당)

유서 깊은 성당으로 이미 유명하지만

2004년 개봉한 영화 <신부수업>의 촬영지로 한층 더 많이 알려졌다.

아담하고 고색창연한 성당과 뜰이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권상우가 검은 색 수단(신부님들이 입는 검은색 긴 원피스 스타일의 옷)을 입고

가톨릭 신학생으로 출연해 화제를 일으킨 맑은 영화 <신부수업>의

장면장면이 되살아났다. 

 

 

  

 

 

나는 여행지마다 의도하지 않아도 거의 사찰이 빠지지 않는다는 걸 생각해내고

최근엔 유서 깊은 성당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잡아볼까 하고 있다.

가을이나 겨울엔 아산 공세리 성당에 가려고 한다.

참,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성 베네딕도 왜관 수도원에도 잠시 들렀다.

일반인은 통제할 거란 예상을 하고 갔는데

정문과 가까이 있는 성당과 뜰은 개방해서 한가롭게 거닐다가 돌아왔다.

 

 

 

 

 

결혼식까지 보고 집에 돌아와서 솜손에게

비로소 영화 <신부수업>을 보여주었는데

“엄마, 이 영화 미리 좀 보여주시지… 아깝다.

보고 갔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그럼 우리가 여기서는 배우들이 어떻게 했고

저기서는 이렇게 했구나 하면서 더 재밌게 둘러봤을 텐데…”하며 아쉬워한다.

 

그래서 요즘 솜손이 푹 빠진 노래가 있다. 

'여자를 내려주세요'

성당 결혼식에서 신학생들이 결혼식 축가를 부르는 대목인데 아주 흥겹고 즐겁다.

이 노래 진짜 결혼식 축가로 불러도 잔치 분위기 나겠다.

 

그런데 가사가 참 재밌다.

결혼을 하지 않는 가톨릭 사제가 될 신학생들 입장에서 쓴 내용인데

나는 그제서야 알고 한참 웃었다.

 

 

 

우~ 이렇게 고요한 밤이면 두 손을 모아 기도해

오~ 거룩한 밤 애태우던 그 모습

은총을 기다린 듯 해 그에게 단비처럼

여자를 내려주세요

정말로 손목 한번도 잡아본 일이 없는 거죠

순진한 눈망울을 봐요

여자를 내려주세요

쳐다보기만 하여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죠

알고 보면은 부드러운 남자예요

아름다운 저 커플은 무엇이 그리 기쁜 걸까

아 부럽기만 한 저들에게 워우 워어~

사랑만을 내려주세요 질투가 나긴 하지만

그대들은 하나 됐죠

너무나 아껴주잖아요(나도 사랑해줘~)

사랑만을 내려주세요

세상이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닭살이죠~)

우리는 꿈도 못 꾸잖아 (나는 꿀 거예요)

그러면 큰 일 나는 거죠 (비밀로 해요)

그대들 우릴 봐서라도 서로가 둘이서 영원히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