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미카엘라 2011. 7. 8. 12:09

 

 

애들 잠든 후 남편 기다리며 텔레비전을 보는데, 배우 이순재 씨가 나와서 <베토벤 바이러스>에 함께 출연했던 젊은 배우 장근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장근석 군은 재간이 있다. 하지만 스탠바이가 조금 늦는다.”

아마도 촬영장에 약속한 시간보다 자주 늦게 나타나는 모양이다. 이어서 이런 말을 한다.

“내가 보기에는 근석이보다는 근석이를 서포트하는 매니저들의 의식을 문제 삼아야 한다. 마치 애를 늦게 내세우면 그만큼 (스타로서) 권위가 있다고 착각한다. 물론 근석이의 의식은 아니다. 옆에서 자꾸 조금씩 늦게 내보내는 것 같다.” 

 

이 발언이 내일 인터넷에 오르겠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시끄럽다. 저녁을 먹으며 솜손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기획사들이 잘 나가는 젊은 스타 배우들을 그렇게 가르치면 오히려 욕 먹인다는 걸 모르나보네. 아직 배울 게 많은 젊은 앤데 겉멋만 잔뜩 들 수 있고 말야.”

내가 이러니까 소미가 정색을 한다.

“에이 엄마, 그건 아니지. 이순재 그 분이 사실은 장근석을 꾸중하고 싶으셨던 거예요. 그걸 장근석이 잘 알아들어야지. 직접 공개적으로 후배를 야단하면 둘 다 민망해지고 너무 불편해질까봐 돌려 말한 거죠. 매니저는 핑계가 될 수 없지. 그게 자기 일이지 매니저 일이예요? 매니저가 만약 그런다 해도 그건 자기가 알아서 철저하게 잘 지켜야 하는 거 아니예요?” 

 

놀랐다. 소은이와 나한테는 짜증내고 떽떽거리기 잘하고 뭔 소리를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고, 자기 생각만 하는 것 같다가도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거 같았는데, 근래 한 말 중에서 최고 '개념 발언'이다.

‘제법이네 솜솜!’

 

결국 그날 바로 매니저가 사과 글을 올리고 이틀 후엔가 장근석이 일본에서 이순재 씨에게 전화해서 사과했다고 한다. 소미 표현대로 다행이 장근석이 ‘잘 알아들은’ 모양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