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뼘 성장드라마

월드컵 신드롬 본문

사랑충전소

월드컵 신드롬

M.미카엘라 2010. 7. 4. 03:39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아침 밥상에 네 식구가 모두 둘러앉아 밥을 먹는데, 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허정무 감독은 차범근 씨가 좀 질투날 것 같애.”

“왜?”

“허정무 감독은 딸만 둘이래. 근데 차범근 씨는 아들이 아빠에 이어서 축구를 잘하니까 좀 부럽기도 하고 심하면 샘도 나지 않을까, 비슷한 연배끼리?”

“뭘… 내가 딸만 둘 있다고 아들 있는 집 부러워한 적 한번이라도 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직업도 아니고 축구선수들이었잖아. 허정무 감독도 차두리 보면 자기도 아들이 하나쯤 있어서 축구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하지 않았을까 하는 거지. (애들을 보면서) 얘들아, 엄마가 하는 말 이해하지?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겠니?”

소미가 먼저 대답했다.

“맞아요, 아빠! 그건 그럴 수 있을 것 같애요. 축구선수니까. 남자들이 많이 하는 스포츠니까.”

소은이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내 질문에 답한다.

“에이, 아빠! 아빠도 맨날 우리를 군인 만들고 싶어하시면서…”

나랑 소미는 낄낄거리며 “맞아! 맞아!” 이러면서 맞장구를 쳤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여섯 살, 네 살이었던 솜손.

 

             2006년 독일월드컵. 올해는 사진도 한 장 없다. ㅋㅋ 

 

 

월드컵이 재미있다. 아니, 처음으로 축구 자체가 참 재미있어진 월드컵이다.

한일(韓日)전 같이 이슈가 되는 A매치만 어쩌다보고 월드컵 때도 우리나라 경기만 봤는데,

이번엔 우리나라가 16강에서 떨어진 이후에도 스코어 적어가며 다른 나라 팀끼리 하는 경기도 즐겨봤다.

거리응원은 해본 적이 없지만, 토요일 밤에 남편과 맥주 한 캔 나눠 마시면서

우리 맘대로 열띠게 관전평을 하는 게 재미있다.

나는 조별 리그 때 경기를 보고 독일팀 팬이 되어 남편에게 독일이 우승하겠다 했는데,

어어… 정말 이러다가 진짜 우승하겠다. 갈수록 더 잘한다.

 

나 축구 보는 눈이 좀 생긴 건가? ㅎㅎ

 

 

 

 

 

'사랑충전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은이 한 마디  (0) 2010.10.13
두 바보  (0) 2010.07.28
반갑다, 다이어리야!  (0) 2010.01.01
지킬 건 지켜야지!  (0) 2009.12.30
산타가 뿔났다  (0) 2009.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