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뼘 성장드라마

*** 입학한 후에 쓴 최근 소은이의 일기 *** 며칠 전 내 옆에서 일기를 열심히 썼던 소은이. 다 쓴 일기장을 덮으면서 얌전히 한다는 말. “엄마, 난 일기 다 쓰고 꼭 다시 한번 읽어봐요. 뭐 틀리게 쓴 거 없나, 이상하게 쓴 거 없나…” ㅎㅎㅎ

봄이다. 그런데 생기 있는 계절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나는 요즘 심각한 무기력에 빠져있으니, 따사로운 햇살이나 보드라운 훈풍의 손짓을 창 밖으로 빤히 보고 느낄 소은이에게 미안한 노릇이다. 가볍게 옷 입고 슬슬 산책하기도 좋은 동네에 살면서도 눈뜨면 밥, 빨래만 겨우 하면서 꼬질한 것만 ..

<크리스마스 선물> 소은이는 산타할아버지가 넉넉한 집 한 채를 선물했다. 볼을 뺀 볼텐트인데 전에 친구집에 가서 스누피가 그려진 천으로 만든 장난감 집을 보고 그거 갖고 싶다고 몇 날 며칠 말했던 터다. 집 좁은 것 애써 무시하고(접어넣을 수 있으니까) 스누피는 아니었지만 '무스티'라는 고..

일일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화면에선 한 여자가 부모님 묘를 이장하기 전에 산소 앞에 술을 부어놓고 절을 드리고 있었다. 그것을 본 소미가 내게 무언가를 물어오면서 시작된 짧은 대화. "엄마, 누구 생일축하하는 거예요?" "저건 생일축하를 하는 게 아니야. 저 언니의 아빠 엄마를 땅에 묻었는데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