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뼘 성장드라마

(1)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 윤숙이를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윤숙이와 나 우리 둘은 모두 마흔이 넘으신 어머니 몸에서 늦둥이로 태어났다는 점 때문에 평소 남다른 연대감이 있었지만 윤숙이는 나와 크게 다른 점이 있었다. 그녀는 무남독녀 외딸이었고 나는 육남매 중 막내였다. 우리는 그 많은 ..

"엄마, 모래(뭐래)? 아저씨가 모래?" 우리 집에 온 택배회사 아저씨가 별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소미는 그렇게묻는다. 방문객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을 때인 데다가 겨우내 집에 갇혀있다시피 하니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반가 운지 꼭 제가 먼저 "누구세요?" 소리 높여 말한다. "아, 벌써 왔네. 아저씨가..

"소미, 소은이 너무 이뻐요. 언제까지나 요 모습 그대로면 좋겠어요." "(*^^*)그러기가 쉽지 않죠." "근데요, 저… 딸만 둘 기르시면서 불안하지 않으세요?" "(짐짓 질문의 의도를 알면서도)왜요?" "요즘 세상이 워낙 험악해서…. 저는 아이를 두면 딸을 낳고 같은데,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기를까 생각하면 ..

"아빠, 축하해요. 오늘 구군의 날이자나요. 사랑해요 아빠." 소미가 남편에게 만들어준 국군의 날 축하카드 안에 적힌 내용이다. 글자 역시 그대로 옮겼다. 요즘 들어 한글 실력이 눈에 띄게 확확 느는 걸 느끼겠다. 어제는 그림책을 제법 술술 읽어서 나를 놀라게 했다. 이렇게 책을 잘 읽는 줄 몰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