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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복 터졌네!

M.미카엘라 2008. 7. 18. 10:29

 

 

 

두 아이 생일 행사 참 오래도 한다.

벌써 몇 주째야?

올해는 유난히 챙겨주는 분들이 많다.

지난 번 이어 이번에도 생일선물 이야기.

 

 

 

 

 

내 친구 미옥이. 20년지기다.

그녀가 솜손에게 맛있는 밥 사주겠다고 6월부터 약속해놓은 것을 지켰다. 

그것도 자기의 애장품인 두 마리 테디베어를 큰 가방에 넣고 나타났다. 

누가 자기에게 선물로 준 것들인데 전격적으로 솜손에게 선물하기로 했단다.

'전격적으로'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게 이 테디베어들이 소장한 옷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 친구 미옥이는 키덜트 마니아는 아니다.

어른이 아이들이나 가지고 놀 법한 장난감이나 인형을 모아 애장하고

그것을 가족처럼 여기는 취미를 가지진 않았다. 

선물로 받은 인형에, 그 인형 가지고 있는 걸 아는 나이어린 후배나 직원들이

거기에 맞게 옷을 한두 개씩 선물한 것이 모아진 것인데 이걸 몽땅 솜손에게 입양 보낸 것이다. 

"너희들이 잘 자라기만 한다면..."이라는 슬로건으로

늘 솜손에게 풍성한 정신적, 물적 선물을 아끼지 않는 그녀다. 

    

한마디로 '미치겠다.'

사람하고 똑같은 옷을 입은 곰탱이들...

옷에 맞게 소품까지 완벽하게 갖춘 곰탱이들...

솜손은? 완전 자지러졌다.

"미옥이 이모, 여지껏 이모가 해주신 선물 중에 최고예요. 감사합니다!"

내가 말했다.

"너희들 미옥이 이모한테 이 담에 용돈도 드리구 맛있는 것도 사드리구 그래야 된다. 알았쥐?"

"그럼요. 이모, 오늘 시키실 거 있으면 저희한테 다 시키세요. 뭐 드시고 싶으세요? 말씀만 하세요. 다 갖다 드릴게요."

부페식 레스토랑이라 차면 차, 물이면 물, 과일이면 과일을 잽싸게 친구에게 갖다 바친다. 

우린 킬킬...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곰은이. (왼쪽, 요건 소은이가 차지했다)

스쿨룩을 입은 곰미. (요건 소미가 차지했다.)

 

 

                       치어리더가 된 곰미. 청바지를 입은 곰은.

                       

 

                                                  

                                                  산타가 된 곰미. 요리사가 된 곰은.

                                                 

 

 

                                                                          할로윈의 마법사가 된 곰미.

 

 

이 곰들의 옷은 앙증맞은 옷걸이까지 있다.  

 

 

 참, 신발이 내 운동화보다 더 좋다.

 

 

 

 

 

이로서 우리 집엔 올 생일을 기점으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게 되었다.

소은이가 생일날 선물 받은 왕곰 은동이('소은이 동생'이란 뜻)까지.

 

     

 

 

침대맡 어지러이 널려있던 인형들은

당분간 일제정리의 대상이 되었다.

일단 좀 정리해서 넣어두었다가

찬바람 나면 다시 꺼내자고 내가 살살 꼬셨다. 

이 무더위에 털이 북술북술한 인형들에게 포위당한 딸들을 보고 있노라면

얼음 동동 띄운 미숫가루 생각이 절로 난다.

푸아아~~~

 

아침에 자고 있는 딸들에게 뽀뽀를 하고 나가면서 남편이 하는 말.

"우리 딸들 곰복 터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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