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뼘 성장드라마

목련, 진달래, 개나리, 살구꽃, 앵두꽃 들이 다투어 아파트 단지에 활짝활짝 피어서 좋았다. 그래도 한 구석 아쉬운 마음이 들어 “얘들아, 제발 좀 하나씩 천천히 피면 안 되겠니? 차례차례 오래오래 구경하자” 이렇게 중얼거리며 아래 슈퍼에 장보러 다녔는데 어느새 벚꽃도 엔딩이다. ..

얼마 전 소은이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묻는다. “엄마, 나는 회복력이 좋은 것 같지 않아요?” “맞아. 넌 아파도 약은 잘 안 먹으려고 하더라. 어찌어찌 누워서 견디고 한숨 자고 스르르 낫는 걸 보면 그건 그런 거 같애.” 며칠 전엔 운전을 하며 어딜 다녀오는 중이었는데 차 ..

이젠 지쳤다. 거의 포기 상태다. 그런데 아침마다 입을 옷과 머리모양으로 내 진을 빼놓는 소은이에게 전면적인 자율권을 주자고 하면서도, 계절을 한참 앞질러 가려는 부분에서 대해서는 쉽사리 그러라고 하지 못해서 또 실랑이를 벌인다. 4월인데도 낮에 덥다고 아침부터 얇은 티셔츠 한 장 달랑 입..

1. 작은 콩나물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신통방통하다. 만화 <검정고무신>이 끝나니 텔레비전을 딱 끄고 책 읽을 자리를 만들더니만 한 권을 턱 집어 든다. 어제 반쯤 읽다만 <동화로 읽는 그리스 신화> 1권이다. 새해 들어서 이제 엄마가 책 읽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한 소은이가 너무 성급하..